백수의 일상

            2017년 02월 09일
            휴직 4일째

백수의 일상


하루 두시간 정도는 글쓰는데 사용하려고 한다. 어제 일기를 안써서 아침에 두시간 가량 글을 썼다. 매일 아침 전날의 일기랑 글을 쓰는것도 나쁘지 않을것 같다. 글을쓰고 페이스북에 올리고 공감도 많이 받고 기분 좋았다. 어제 올린 글의 내용은 변화를 자꾸 주고 새로운 환경에 처해야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글을 올린뒤 지금 나의 모습은 어떤가? 그냥 집에서 뒹굴고 있다. 그저 페이스북 알람 울리는것을 보며 아무것도 안하고 뒹굴고 있다. 오늘은 아마 시간이 금방 지나갈것같다. 글속의 나는 아주 이상적인 사람이였지만 막상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사실에 부끄러웠다. 벌써 4시다. 뭐라도 해야하지 않을까? 집에서 쉬는것도 나쁘진 않지만 이제 매일 쉬는날이기 때문에 평상시의 주말처럼 막무가내로 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저녁을 라면으로 대충 떼우고 수영장으로 갔다. 12층정도를 계단을 올라서 수영장으로 갔다. 생각해보니 올해 네팔에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준비는 하고 있나? 특히 체력을 키우는데 신경을 많이 써야할 것같다. 하루 1시간~2시간 정도는 체력훈련을 해야하지 않을까? 네팔 뿐만아니라 여행을가도 많이 걷기 때문에 체력이 많이 필요하다. 4년전 남미에 갔을때는 3주짜리 여행이라 3주 동안 있던체력을 모두 다 쓰고 왔지만 이번 여행은 아마 더 길것이다. 체력관리 정신차리고 아주 열심히 해야할 것같다.

수영장에 갔다. 긴 머리카락으로 인한 약간의 불편한 시선을 느낀다. 몸을 적신 뒤 복장을 착용하고 수영장으로 들어간다. 물에 들어가기전 그 차가운 공기가 살갖에 맞닿는 느낌 정말 소름 끼친다. 집에가고 싶어진다. 게다가 물속에 처음 들어갈때 그 얼음호수로 잠수 하는 느낌은 상상만 해도 고통스럽다. 그래도 가끔씩은 이런 육체적인 스트레스도 필요하다. 항상 안전하고 따듯한곳에만 있었기 때문에 현대인의 신체는 너무 약해져있다. 근데 사실 물에 들어 갈때 괴로움은 육신의 고통이라고 할 수 없다. 내가 그만큼 약해져 있는 거다. 물에 들어가면 바로 수영질을 해야한다. 그래야 몸이 예열이 되기 때문이다. 숨이차서 헐떡일 때 느낌이 좋다. 건강해지는 느낌이라서 그런것 같다. 운동을 하고나면 몸이 개운해지는 느낌이든다. 역시 사람은 움직여야 한다. 다른 포유류와는 다르게 인간의 신체에 털이 별로 없는 이유가 오랫동안 달릴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인간이 사냥을 할때 먹이감을 계속해서 뒤쫒아 달려가면 결국 그 사냥감은 금방 지쳐서 움직이지 못한다고 한다. 왜냐하면 털이 많아서 신체의 열을 효율적으로 배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반면 인간은 털이 젖을 필요없이 땀으로 열을 쉽게 방출해 지속적으로 달릴수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결국 평소 10번만 왕복하고 집에 가는데 오늘은 14번을 왕복했다. 한시간 정도 운동했나 싶었는데, 물속에서 딱 30분 있었다. 고작 30분 운동했다. 내일은 좀더 해봐야겠다.

식비 걱정


지하 1층 마트에서 장을 봤다. 집안에 반찬도 다 떨어져서 해먹을 음식이 없다. 이번 1년동안 큰 이슈중 하나는 식비다. 사실 회사다닐때는 구내식당이 있어서 식비걱정없이 살았다. 이제 지출이 확 늘어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최대한 집에서 밥을 해먹기로 했다. 며칠전 구매한 발뮤다의 미니오븐 더 토스터가 집에 와있다. 거기에 토핑해먹을 재료를 샀다. 각종 소스도 샀다. 밥반찬을 1만원 어치 샀다. 3분요리가 990원에 나와있길래 5개 구매했다. 야채를 사다가 코너 한켠에 아마 불량품으로 저렴하게 나와있는것들이 있어서 아까 챙겼던 야채들을 모두 제자리에 도로 돌려놓고 저렴한 불량 야채로 다시 채웠다.

이제 수익이 없다는 생각에 무조건 싼것만 찾게 된다. 이제 카누미니팩도 안산다. 그냥 맥심이나 병채로 들어있는 커피가루를 산다. 그게 훨씬 싸고 맛도 똑같다. 평소 음식을 집에서 해먹질 않으니 잘 몰랐는데 막상 식재료를 구매해보니 생각 보다 비싼것 같다..! 내가 초보라서 그런지 모르겠다. 이러다가 오히려 사먹는것보다 더 많은 식비가 지출되는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마트에 오면 이것저것 많이 사기 때문이기도 하다. 과자는 손도 안댔다. 건강하게 살고 싶어서다. 인류최대의 적 설탕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근데 모두 구매해놓고 보니 너무 탄수화물 위주다. 단백질이랑 야채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고민을 많이 해봐야겠다. 글구 뭐 관련 책도 한번 읽어서 공부를 해야겠다. 혼자사는 사람들의 영양을 위한 식재료 구매법&조리법 이런것. 모두 구매하고 보니 7만원가량을 샀다. 이걸로 몇끼를 먹을 수 있을까? 한끼 5000원으로 쳐도 14끼는 먹어야하는데 가능할까? 근데 한끼 5000원이면 백반을 사먹고 말지.. 더 수련이 필요해보인다.

도서관에서 노는방법


내가 고담 시티 인계동에 살면서 힘들고 지칠 때 마다 찾는 팔달 도서관에 또 왔다. 도서관에서 노는것은 정말 재미있다. 도서관의 그윽한 책냄새와 오래된 나무 냄새가 어릴적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어릴때는 집근처 부평 도서관에 자주갔다. 시험 공부하러 열람실에 간것이었지만 자주 책이 있는 자료실에 들렀었다. 그때 기웃거리며 책도 많이 보고 생각도 정리했던 기억이 있다. 그 때당시 엘러건트 유니버스라는 책을 한동안 읽었었다. 중학교 3년이 끝나고 고등학교 입학 전 무렵이었다. 우주의 경이로움에 매료되어 그책의 문장속에 사로잡혀 한참을 상상하고 생각하고 그 생각을 기록하곤 했었다. 그 수첩이 어딘가에 있을텐데 찾지는 못했다. 어쩌면 그 때의 기억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20대 후반까지 책을 거의 읽지 살다가 아차 싶어서 한 제작년부터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래도 나름 꽤 많은 책을 읽을 수 있었던 배경이 아마 그때 만들어진 뇌신경 보상회로?가 남아있어서 그렇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그런 좋은 기억이 있어서인지 나는 도서관이 참좋다. 혼자서도 몇시간 동안 놀 수 있다. 항상 새로움으로 넘쳐나는 곳이다. 새로운 분야의 책을 들춰보면 되기 때문이다.

나는 도서관에서 이렇게 논다. 먼저 에버노트에 적혀있는 읽고 싶었던 책들 목록을 쭉 검색해서 출력한다. 그뒤 돌아다니면서 높은 책장 사이의 땅바닥에 앉아서 검색했던 책도 훓어보고 그 주변에 있는 책도 한번 기웃거린다. 그렇게 돌아다니면 뭔가 행복감이 느껴진다. 그러다가 마음에 드는 책을 만나면 나중에 구매한다. 나는 아마 장서가가 될것 같기도 하다. 나는 밑줄을 그으면서 책을 읽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다 읽고나면 진짜 내 책이된 느낌이 든다. 물론 산 책을 다 읽지는 못한다. 절반정도 읽는것같다. 그래도 언제든지 훓어볼수 있기 때문에 나는 구매하는것을 선호한다. 게다가 책은 정말 저렴하다. 이 세상에서 가장 가치가 저평가 되어있는 상품이 책인것 같다. 그래서 왠만하면 책은 구매한다.

어쨋든 오늘도 그렇게 놀았다. 오늘은 셀프 인테리어가 궁금해서 관련책들을 쭉 출력했다. 그리고 에버노트에 있던 책 몇권(과학철학, 카오스이론, 정치 프레임 관련) 책도 구경 했다. 근데 사실 오늘은 집에서 읽던책을 읽기위해서 도서관에 왔다. 노동가치라는 책인데 쉽게 책장이 넘어가질 않는다. 노동에 대한 사유를 돕기위해 집어 들었는데 너무 어려운책이다.

실내 인테리어


북한산자락에 구한 집 계약할 때, 집주인한테 레일등도 설치하고 실내 인테리어를 예쁘게 꾸며놓을 거라고 말했다. 집주인도 좀 기대가 되셨는지, 이사가 2주나 남았는데 집키도 미리주시고 나중에 구경 와야겠다고 했다. 그런데 문제는 내가 셀프 인테리어를 해본적이 없다는것이다. 발등에 불떨어진 느낌이다. 벼략치기 시험치듯 공부를 해야겠다 싶어서 도서관에서 관련 책 5권을 빌려왔다. 이 책들은 도서관에서 일부러 읽지 않았다. 그러면 집에와서 다시 책을 훓어볼때 흥미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발뮤다 토스터기로 피자빵을 해먹고 깊은 감동을 받다.


다시 집에 돌아와서 아까 마트에서 구매한 재료로 실험 토스트를 해보기로 한다. 피자소스와 베엔나소시지 모짜렐라치즈만 이용해서 구워봤다. 맛은? 정말 기가막혔다. 처음으로 잘샀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맛있었다. 겉이 생각보다 많이 바삭했지만 이건 좀더 실험을 통해 알아가기로 한다.

결국 오늘은 막판에 좀 다이나믹하게 시간을 보냈지만 하루의 절반은 무기력하게 보냈다. 어쩌다 보니 한량의 삶이 되었지만 정신줄은 놓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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