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를 다시 하기로 하다.

            2017년 02월 22일
            휴직 17일째

블로그를 다시 하기로 하다.


한동안 일기 쓰는것을 멈췄었다. 점점 일기쓰기 위한 삶.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삶으로 바뀌어 가는 내 모습을 봤기 때문이다. 블로그에 글을 올리기 위해 하루를 채우려고 했던적도 있었던것 같다. 얼마전 친구들을 만났을때 쉬기 위한 삶을 위해 휴직한건데 매일 블로그를 올리는것 때문에 또다시 무언가 해야하는 삶을 살게 되는것 아니냐. 블로그 하지마라. 라는 말을 들었다. 사실 맞는 말이라서 나도 반박할 수가 없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글쓰는것을 놓았다. 의욕이 생기지 않았다. 하지만 해야하는데 해야하는데라는 강박관념이 끊이지 않아서 글을 쓰지 않는동안 오히려 더 스트레스를 받은것 같다.

블로그 활동은 이번 1년 중 내 유일한 생산적 활동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싶어도 사람이 아무것도 하지 않을수는 없다. 쉬는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무의미하게 흘러가는 시간을 보고있자니 괴로웠다. 뿌리까지 시간에대한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다. 왜 그럴까? 1년 이라는 한정된 시간이 주어졌기 때문인걸까.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때문인걸까. 1년이 지나고 난 뒤 생길 후회에 대한 두려움. 1년 동안 진짜 아무것도 안하고 보냈을때 밀려오는 후회를 견딜 수 있겠나? 난 못할 것 같다.

블로그 한다 vs 안한다. 타협이 필요해 보였다. 블로그에 글을 쓰는것에 대한 장/단점을 생각해보자.

단점

  • 글을 쓰기위한 삶이 됨. 보여주기 위한 삶.
  • 어떤 활동을 할 때 내 스스로 만족감이 우선이 되지 않고, 이 경험에 대한 글을 남들이 봤을때 좋아할지 부터 생각하게 됨.
  • 써야할 글이 밀리면 스트레스를 받음.
  • 쉬는 느낌이 안들때도 있음.

장점

  • 거의 유일한 생산적 활동.
  • 글쓰기에 도움됨. (일기는 대충 쓰지만 블로그에 공유하는 글은 하나의 완성된 글이됨)
  • 기록이라는 것이 하루하루 시간을 알차게 채우기 위한 훌륭한 도구가 될 수 있음.
  • 사람들이 재미있게 읽어줬을때 즐겁고 보람있음.
  • 블로그라는 내 공간이 하나하나 채워 나갈때 이전까지 과거를 꽉 채워서 사용한 느낌. 미래에 닥쳐올 후회와 점점 멀어지는 느낌임.

이제 결정을 해야한다. 선택의 순간 정밀한 무게 재기가 필요하다. 사실 내 마음속에는 결국 블로그를 하는것으로 결정이 나있다. 그렇다면 위의 문제들에 대해서 어느정도 해결할 타협점이 필요하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블로그에 매일 같이 글 올리지 말기

짜잘한 모든 활동을 모두 올릴 필요는 없는것 같다. 사실 휴직하고 집안에서 잠깐 외출하는 삶에는 큰 쓸거리가 없다. 그래서 간혹 억지로 쓰게된 경우도 있던것 같다. 매일 같이 올려야 한다는 강박 에서 벗어나자. 그렇게 하기 위해서 휴직기 #일자 라는 날짜를 지우는것이 좋을것 같기도 하다. 매일 올리지 않은 이것 하나만으로도 아마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다. 일기장에도 크게 쓸 말이 없다면 큼직한 사건과 간략한 요약만 적도록 하자 굳이 쥐어 짜내려고 하지 말자. 어차피 어떤 큰 느낌과 감동이 있었다면 자동으로 글이 써진다. 나중에 여행을 가서도 마찬가지다. 틈틈히 사건들에대해 요약만 기록하고 그것을 채우는데는 숙소에서 시간을 내서 하는걸로 하자.

페이스북에 글을 공유하는것을 줄이기

사실 블로그를 쓰기 시작할 때 처음 생각했던것은 나를 위해 쓰자 였다. 남에게 보여주려고 쓰지 말자고 생각했었다. 어느 순간 타인을 많이 의식하는 나를 볼 수 있었다. 친구들이 글이 많아서 생각보다 안보게 된다고 했을때 실망감이 생기기도 했었다. 초심을 많이 잃었다. 페이스북에 공유하는것은 사람들이 많이 공감해줘서 매우큰 기쁨을 맛볼 수 있었다. 하지만 모든 유용한것을 얻었을 때는 그것에 대한 대가를 생각해야 한다. 그 비용은 하루를 나 스스로 만족을 위해 채우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만족을 위해 채우려고 했던 생각, 그리고 거기서 비롯된 어떤 괴로움 이었던것 같다. 페이스북에 공유하는것은 정말 신중하게 생각해서 공유하자. 나 자신을 위한 글이다. 남을 위한 글이 되지 않도록 중심을 잘 잡자.

하루에 너무 긴 시간을 글쓰는데 할애하지 말기

최대한 집중해서 짧은 시간을 사용하는 훈련을 하자.

글을 쓰지 않던 요 며칠동안 무기력했다. 나는 항상 해야할것이 있는데 그것을 미루고 있을때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리고 그런 스트레스틑 받으면서도 계속 미루고 있는 내모습에 더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 블로그 써야하는데 안쓰고 있어서 스트레스가 생겼던것 같다. 또한 한동안 블로그를 하지 못했던 것이 내가 결정한것이 아니라 어떤 외부요인으로 그렇게 했기 때문에 무기력감이 생겼던것 같다. 좋든 안좋은 내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해야 한다. 그래야 무기력하지 않다. 요 몇일동안 스스로 어떤 결단을 못하고 남의 생각에 휘둘렸던것 같다. 오늘 이후로 다시 내 설정값들을 조정한뒤 새로 시작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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