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한 집에서의 첫날 밤

            2017년 02월 28일
            휴직 22일째

이사한 집에서의 첫날 밤


새벽 6시. 옆집 개가 짖는 소리에 깼다. 이거 큰 문제다. 옆집 개가 현관문 앞에 사람이 있을때마다. 복도에 인기척이 있을때마다 짖는다. 소리도 무척크다. 그래서 내가 현관문 들어갈때마다 짖는데 무척 시끄럽고 주인 할머니가 꼭 그때 나와서 더 시끄럽다. 왜 나오시는지 모르겠다. 감시당하는 기분이라 별로다. 아침 6시마다 윗층 사는 직장인들이 출근하나보다. 그때마다 개가 짖는데 큰일이다. 현관문 방음처리라도 해야할 것같다. 나는 잠자리에 예민한 편이라 그런지 숙면을 취하지 못했다. 잠도 늦게 들었고 깨니까 바로 잠들지 못했다.

깨서 처음한 일은 신기하게도 개발이었다. 내 블로그 페이스북 댓글이 글 모두 똑같이 나오는 문제가 있었는데 이것을 수정했다. 다행이 간단하게 검색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였다. 어쨋든 첫날 새벽부터 git commit 을 하고 나니 기분이 묘했다.

일어나서 아침 산책이나 하고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대충 껴입고 뒷산으로 나갔다. 외출시 씻지 않고 대충 잠바만 걸치고 나가도 니까 너무 좋다 올라가다 보니 또 계속 올라가게 되어 예상보다 꽤 높히 올라갔다. 바위가 조금 가파른 구간도 있었지만 잠옷 차림으로 가도 전혀 문제 없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등산 장비들 너무 과하다. 특히 지팡이 꼴불견. 무슨 스키타고 내려오나. 바위에 걸터앉아 내려보니 독바위 시내가 내려다 보였다. 멋졌다. 야경도 멋질것 같다. 능선까지 올라가니 새로운 풍경이 펼쳐졌다. 냄새부터 달랐다. 무언가 향수를 자아내는 따듯한 냄새가 났다. 경치 또한 무척 이색적이었다. 골짜기를 둘러싸고 기암 괴석 바위산들이 둘러싸고 있는 모습인데 정말 독특하고 멋졌다. 여기서 더 올라가면 족두리봉이다. 족두리봉은 다음 기회에 가기로 한다.

원래 우리집쪽 입구로 올라가서 불광사로 다시 내려올 계획으로 올라갔는데 그래도 거의 1시간 코스는 된다. 내려오는 길은 불광사쪽인데 생각보다 가파르다. 내일은 올라갔던 길로 다시 내려가야 겠다.

집에와서 바로 인천으로 출발했다. 어머니 집에가서 두고온 전세계약서를 가져와야 하기 때문이다. 가져와서 동사무소에 들러 확정일자를 받아야 한다. 인천에 가는 김에 청라에 있는 홈씨씨 인테리어에 들러 이것저것 구경하고 구매하려고 했다. 인천에 도착해서 엄마가해주신 우럭 매운탕을 먹고 집 누전 검진 신청을 했다. 조카와 누나가 어린이집에 갔다가 도착했다. 잠시 이야기하고 나는 홈씨씨로 출발했다.

홈씨씨에 도착했는데 확실히 이케아보다 뭔가 구성이 떨어지는 느낌이다. 얼기설기 짜여진 느낌. 제품이 생각보다 많지는 않았다. 그래도 철물 파트에는 제품들이 꽤 많았다. 그리고 목재만 구해서 직접 가구를 만들때는 아주 좋은 장소였다. 나도 처음에는 내가 직접 목재를 잘라서 공간박스를 만들까도 생각했는데 막상 하려니 무리일것 같다.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릴것 같다. 그렇다고 이케아나 큐비박스에서 구매하자니 한개에 2.5~3 만원인데 한 20개 정도는 구매해야할것으로 보인다. 무척 비싸진다. 그러면.. 저렴한 공간박스를 찾아야한다. 그래도 이건 좀 더 나중에 해도 된다.

우리집은 석고 보드로 되어있는데 못대신 석고보드용 앙카(앵커)로 고정하면 부서지지않고 잘 붙어있는다고 한다. 커튼봉이랑 천장의 레일조명 벽면의 액자등은 이렇게 설치하면 될것 같다. 레일조명도홈씨씨에는 몇개 없어서 다음에 을지로 조명가게에 가기로 했다. 행거도 별로 없었고 살수 있는것이 별로 없었다. 하지만 한가지 길쭉한 조명을 찾았다. 침대 밑 간접 조명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이것으로 화장실이나 침대 밑 간접조명으로 사용해야 겠다. 결국 구매한것은 석고 앙카, 긴 조명, 현관문 아래 들뜬부분 막을용도로 구매한 고무? (나중에 현관문 용 고무패킹도 구매해야한다) 개짖는 소리 방음용..

집에 돌아와서 바로 동사무소에서 확정일자를 받았다. 그리고 바로 침대 밑에 조명설치 작업을 했다. 중간에 스위치도 구매 했기 때문에 침대 옆에서 조명 스위치를 이용해 껏다켯다 할 수 있게 만들기로 했다. 침대 안쪽 갈비살 아래에 피스를 박아 설치 했다. 전선 구성에대해서 업체에 문의했더니 좀 짜증나게해서 실랑이가 살짝 있었다. 어쨋든 다 설치하고 봤더니 매우 이뻤다. 만족!

나는 할일이 앞예 싼떠미 처럼 쌓여있으면 한참동안 멍을 때린다. 바닥 습기 문제로 짐정리를 하나도 못했다. 언제 다 정리하지 까마득하다. 침대 작업 완료하고 한참 멍을 때리다가 저녁을 먹기로 한다. 저녁을 먹으면서 오늘 할일들을 적어봤다.

  1. 부엌 정리.
  2. 화장실 용품 정리
  3. 옷 옷걸이에 걸어보기. 나머지옷들 침대수납장에 정리
  4. 현관 창고짐들 박스에 보관
  5. 전자레인지. 토스터기 주방으로 이동
  6. 박스별 내용물로 정리해놓기 . 계획하기 편해짐

    나는 계획 혐오론자다. 사실 계획을 잘 못해서 그렇다. 계획해야 한다는 생각만 해도 지치고 힘이 든다. 어차피 세상일은 계획한다고 그대로 되는게 아니라고 내 무계획성을 합리화 한다. 하지만 확실이 이렇게 간략하게 TODO 리스트를 적어놓는것은 유용한 것같다. 불안이 많이 사라진다. 지나친 계획도 사람을 지치게 하지만 아얘 계획없이 사는것도 사람을 불안에 떨게 한다. 이렇게 적당히 앞으로 할 일들을 정리해(계획) 나가는것이 삶에는 도움이 되는것 같긴 하다.

    저녁을 먹고 와서 3번 빼고는 거의 끝났다. 쌓여있던 박스들도 상당수 처분했다. 내일 아침에는 옷 정리. 창고짐들 박스에 몰아넣기. 등등 마치고 책 박스만 남기고 모두 정리 완료하자! 목요일날 이케아 한번더 가서 침대 아래 넣을 수납장을 사와야 겠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침대에 올라와 일기까지 모두 쓰니 시간이 11시반이었다. 취침. 오늘은 현관틈을 뾱뾱이랑 비니루로 좀 막아놨다. 내일 아침은 개소리에 깨지 않기를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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