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락치기 셀프 인테리어 공부

            2017년 02월 16일
            휴직 11일째

벼락치기 셀프 인테리어 공부


수영장에 갔다가 집에 돌아와서 저녁을 먹었다. 그리고 까페에 갔다. 그냥 집에서 영화나 볼까 하는 유혹이 생겼지만 왠만하면 원래 계획했던 것은 지키자는 생각으로 나갈 수 있었다. 인테리어 벼락치기 공부를 해야하기 때문에 오늘은 어제 빌린 조명책을 가지고 조명에 대해서 공부 해보기로 했다. 확실히 사진이 많아서 그런지 책한권이 금방 끝난다. 공간을 바꾸는 조명 이라는 책을 읽었는데 이쪽에 문외한 이라서 그런지 뭔가 새로운 세계를 경험한 느낌이었다. 내가 전혀 모르는 분야에대해서 약간의 개념이 생길 때 무척 기분이 좋다.

우리는 항상 관습화된 고정관념들을 가지고 있다. 왜 해야 하는지는 잘 모르지만 다들 그렇게 해왔으니까 하는것들이다. 어떤 행위나 현상에 대해서 조금만 깊이있게 관찰 해보면 그런 관행들이 우리 주변에 생각보다 많이 있다는것을 발견 할 수 있다. 그런것들을 찾아서 하나하나 깨 나가는 것이 내가 추구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집 조명에도 그런 관습화된 고정관념이 있는것 같다. 천장에 설치되어 있는 주백색의 형광등 조명이다. 언제 어디서 부터 시작 되었는지 모르지만 아파트를 돌아 다녀보면 모두 똑같다. 이런 전형적인 아파트 조명에서 벗어나야 한다. 새로 이사갈 집도 이것을 염두해두고 조명 작업을 하려고 한다. 셀프 인테리어를 해야 겠다고 떠들고 있지만 사실 조명 설치하는것 말고는 내가 할 수 있는게 별로 없긴 하다.

책을 통해서 전문가의 시각을 새롭게 경험할 수 있었다. 간접조명은 전구가 직접 보이게 설치 하면 안됨. 사람은 평상시 바닥이나 천장보다 수직방향의 사야가 더 잘 들어 오기 때문에 방 전체를 비추는 것보다 수직면을 잘 비추는 것이 더 밝고 세련된 공간을 연출하는데 효과적임. 서로 다른 공간이 수평으로 연속될 경우 -> 조명 기구 종류가 너무 많으면 어수선함. 2~3종류로 맞추고 통일감이 중요. 밝기가 부족한 공간은 스탠드로 보완. *같은 조명이라도 배치된 높이에 따라서 공간의 느낌이 달라진다. 등등..

이사갈 집은 넓직한 공간이 없고 길쭉한 구조로 되어있어 참 난감하다. 공간의 설계가 이상하게 되어있는것 같다. 실내 인테리어의 핵심은 불리한 공간이라고 하더라도 공간 배치나/조명을 잘 활용하여 단점을 최대한 장점으로 극복하는것 아닐까? 이번 이사는 조명으로 그것을 극복 해보고 싶다. 결국 다 배워서 시도해 보는거다. 해도 안되면 어쩔 수 없고.

조명이라는 도구에 대해서 생각 해본다. 우리 인류가 사용한 최초의 조명은 장작불 이었을 것이다. 밤에 불을 피워 놓으면 체온을 유지하고 포식자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게 이라는 것은 인간에게 안정감을 준다. 우리는 수 만년 동안 어쩌면 수십만년 동안 그렇게 지내왔다. 그렇기 때문에 불에 의한 안정감은 우리 유전자에 각인 되어 있고, 진화의 방향에 영향을 미치는 선택압으로 작용 했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장작불을 넋놓고 보게되는 것이 같은 이유지 않을까? 따라서 밤에는 대낮처럼 밝은 형광등이 아니라 불과 유사하게 색온도가 낮은 간접 조명을 사용하는 것이 우리 신체에 적합하다.

도시의 밤은 이제 더이상 어둡지 않다. 그 속의 집도 마찬가지다. 어쩌면 현대 문명속에서 풍요와 물질 속으로 뛰어들고자 하는 인류의 과한 욕심이 대낮 처럼 밝은 밤을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 달리 인공 조명이 없던 과거와는 달리 한밤중에도 생산성을 확보할 수 는 있었겠지만, 그것은 우리의 건강과 생존을 담보로한 교환 이었을지도 모른다. 신체의 호르몬과 생체리듬은 밤에는 어두워야 정상적인 기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밤은 어두울 때 밤 다운 것이다. 그리고 인체는 그런 환경에서 생존하도록 최적화 되어 있다. 밝은 조명을 설치하는것이 관행이라고 해서, 남들 모두 밝은 집을 선호한다고 해서 무작정 따라할 필요는 없다.

내가 살고 싶은 집은 어떤 공간인가? 밤낮없이 찍어낼 수 있도록 생산성이 필요한 공간인가? 아니면 편안한 분위기를 통해 안락한 쉼을 얻고는 공간인가. 빛을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따라 공간 속의 환경은 180도 달라진다. 내가 살고 싶은 집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첫번째로 내가 필요로 하는 공간이 어떤것인지 파악해야 하고, 두번째로 그것을 위해서 공간배치 뿐만 아니라 어떻게 조명을 설치할 것인지 더 깊이 있게 고민할 필요가 있음을 느꼈다.

마지막으로 조명 데코 아이디어 101에서 발췌한 인사이트가 넘치는 한 문단을 소개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아파트의 조명은 대부분 우리의 머리 위에 달려 있다. 너무나 상식적인 이야기라 할 필요도 없는 이야기라고 느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것을 의심하면서부터 조명 계획이 시작될 수 있을 것이다. 조명이 왜 천장에만 있어야 하는가? 우리는 하루종일 하늘로부터 태양빛을 받는다. 그래서 그럴까? 아니면 너무 오랫동안 습관이 되어서 그럴까? 아무튼 어떤 쪽이든 우리나라 사람들은 위로부터의 빛에 너무나 익숙하다. 익숙한 것을 벗어나지 못하면 새로운 것을 경험하지 못한다. 전기나 전기기구가 비싼 시절에는 위에서 내려오는 빛이 효율적이었고 일본의 영향을 받기도 해서 그랬을 것이라는 판단은 하면서도, 우리도 이제는 다양한 환경을 즐길 자격은 된다는 생각도 같이 해본다.

results matching ""

    No results matchi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