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첫날부터 현지인에게 당하다. 그리고 녹물 샤워!

            2017년 04월 05일
            여행 #2일째/ 네팔

기상

좀 더 자려고 했는데 깨보니 새벽 5시반? 2시에 잠들었으니 3시간 가량 잔거다. 계속 자려고 누웠는데 설잠을 잔것같다. 결국 8시정도에 아침을 먹으러 내려갔다. 조식을 주니 아침이 매우 든든하고 좋다. 다먹고 나올 때 엄지척과 함께 너무 맛있었다고 하면서 나왔다. 한 손에는 비상용 빵을 챙긴채로.. 직원들의 한쪽 눈이 내 빵을 향했지만 그들은 웃으면서 고맙다고 답변할 수 밖에 없었다. 칭찬은 모든걸 눈감아준다. 이런 간단한 감사 인사는 관계를 맺는데 생각보다 큰 도움을 주는것 같다. 그리고 조식을 챙길때도.

오늘은 정말 푹 쉬기만 할것이다. 간단히 타멜 거리만 돌아봐야겠다. 남은 여행 계획도 짜고 말이다.

포카라행 항공권 구매

어제 밤에 숙소로 데려다 준 택시기사가 자꾸 자기가 잘 아는 트래킹 전문가랑 이야기해보자고 재촉해서 오늘 10시에 만나기로 했다. 나는 거절할 계획을 짰었고 그렇게 말했다. "트래킹 안하고 포카라에서 쉬기만 할 것이다. 그래서 미안하지만 당신의 트래킹 서비스는 필요하지 않다" 그랬더니 알았다고 한다. 그리고는 "포카라는 어떻게 갈거냐?" "비행기로 갈까 생각중이다." 라고 답했더니 "비행기표는 오늘 미리 끊어야 한다. 내가 도와주겠다. 가격은 공항이나 여기나 동일하다" 결국 나도 대안이 없었기 때문에 이사람을 통해 비행기 표를 구하기로 했다.

이곳은 말한번 잘못하면 어떤 분야에서든지 돈을 뜯길 수 있다. 특히 이곳 네팔은 관광수익이 GDP의 주요 원천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모두 어떻게든 관광수익을 얻으려고 혈안이 되어있다. 그렇기 때문에 말을 조심해야 한다. 말한마디 잘못했다간 나도 모르게 돈을 지불해야하는 상황에 봉착한다. 정중히 거절하는 방법이 정말 중요한데 막상 닥치면 거절하기가 무척 어렵다. 특히 우리나라 문화는 정이라는게 있어서 한번 관계를 맺은사람의 부탁을 거절하기는 특히 어렵다.

숙소 구하기

12시 체크아웃 하기전에 인터넷에서 본 숙소를 예약 했다. $20 금액이었다. 뜨거운 샤워와 인터넷 그리고 조식만 가능하면 나는 오케이다. 숙소에 거의 도착했을때 숙소앞이 온통 공사장이었다. 주변 환경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리고 생각해보니 내일 아침 8:20 비행기이기 때문에 아침에 6:30에 출발해야한다. 조식은 어차피 못먹는다. booking.com에서 취소 수수료가 없는 호텔을 예약했었는데 그냥 돌아다니면서 더 싼 숙소를 구해보기로 했다.

돌아다니고 있는데 아까 많이 보이던 호텔이름이 왜이렇게 안보이는지.. 그러다가 bipin 이라는 사람이 다가와서 숙소를 찾냐고 물어본다. 그렇다고 했다. 얼마짜리 숙소를 원하냐고 물어서 나는 제일 저렴한 숙소를 찾는다고 했다. 오늘은 진짜 싼곳에서 묶어볼까 했다. 가격은 700네팔루피 정도. 이정도면 우리나라 7천원정도 금액이다. 몇군데 돌아다녔는데 다 no room이라고 해서 결국 $20짜리를 구경하게 됐다. 주변 경치는 그나마 마음에 들었다. 방은 그닥이었다. 더싼곳을 한번 보고 오기로 했는데 $15 정도 숙소인데 너무 구려서 그냥 더이상 돌아다니기 귀찮아 방금 본 $20으로 가기로 했다. 결국 돌아돌아 $20짜리로 묶게 되었다. 이런.

현지인과 타멜거리를 구경하다

평소에 맛집 찾아다니는데 관심이 없어서 그런지 음식점 찾는게 쉽지 않다. 치킨 커리 요리와 난을 같이 시켜서 막었는데 갓 구운 난이라서 그런지 난이 정말 맛있었다.

Ncell 현지 유심을 구매해야한다. 포카라에서 할까 여기서 구할까 고민중이다. 계속 고민만하고 돌아다니는 중이다. 뒤에서 길 모퉁이에 앉아있는 누가 부른다 또 호객꾼이겠거니 했다. 대화하다가 옆에 앉지 그러냐고 한다. 갑자기 얘기치 못한 재미있는일이 알어난것 같아서 흔쾌히 앉았다. 그렇게 이 친구와 약 한두시간 가량 타멜 거리를 같이 구경하게 되었다. 이친구가 이것저것 구경 시켜준다고 하고 자기는 영어 실력 향상에 도움된다고 좋다고 했다. 오 이렇게 현지인과 현지거리를 구경할 기회가 생기다니 정말 좋았다.

이름은 arush 직업은 만다라 아티스트라고 한다. 22살 학생이라고 한다. 처음에는 농담이나 뻥치는줄 알았지만 진짜 인것 같다.(사진 참고) 만다라는 불교 힌두교에서 명상에 쓰이는 그림같은갓 이다. 무척 정교한 만다라를 그리는 학원에 다닌다고 했다.

만다라 그리는 학원을 직접 보여준다고 했다. 들어갔더니 정말 흥미롭고 신기 했다. 머리카락 한 올로 그림을 그려서 무척 정교했다. 돋보기로 그림을 봐야한다. 재미있었으나. 점점 뭔가 느낌이 이상해졌다. 결국 이 만다라 그림들을 판매하려고 하는것 같았다. 혹시나 했더니 역시 또 나는 돈벌이 수단이었나.. 멋진 그림이나 나는 필요하지 않다. 구매하지 않을거다라고 하고 나왔다. arush with mandara 22살이라고 뻥친줄 알았는데 진짜 나이였던 아루쉬와 그의 만다라 작품

학원을 나와서 아루쉬가 지금 축제가 벌어지고 있는데 구경을 시켜준다고 했다. 네팔에는 축제가 많다. 사람들이 정말 많았고 어떤 사원에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네팔 거리에는 사원이 정말 많았다. 이 친구가 근처 모든 사원을 다 구경시켜줬다. 무척 흥미로웠다. 나는 사원이 멋지다기 보다는 여행사가 아닌 이렇게 우연히 길에서 만난 현지인과 거리를 구경하게 되었다는 사실이 신기하고 재미있던 것이었다.

이친구가 갑자기 우리 가족을 위해 식량을 좀 구입해줄 수 없겠냐고 했다. 응? 나는 처음에 식재료를 사가서 자기네 집에서 해먹자는 의미로 받아들였는데 아니었다. 멀쩡하게 생긴 친구라서 더 의아스러웠다. 처음부터 금전적인 관계가 아닌 상태로 만난친구이기에 부탁을 거절하긴 정말 어렵다. 마지막을 나쁜기억으로 끝내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알겠다고 했다. 슈퍼에 가서 이것저것 집는 데 도합 4만원가량 나온다 이것은 현지 금액으로도 무척 비싼 금액이다. 나는 미안하지만 이 중 하나만 사줄 수 있다. 나는 그냥 가난한 여행자일 뿐이다 라고 해서 하나만 집어들었는데 2만원이다. 그냥 처음부터 사주지 않겠다고 말할걸 그랬나.. 이 친구는 나를 돈벌이로 생각했을까? 아니면 정말 순수한 마음으로 나에게 구경시켜준 걸까? 약간 혼란스러웠고 아직도 잘 모르겠다. 어쨋든 덕분에 잘 구경했다. 네팔 현지인 거리는 여행 계획에 없었기 때문에 더 좋았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녀석에게 당한것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식재료 하나가 2만원일 수가 없다. 슈퍼마켓 아저씨랑 짜고 내게 사기를 친것같다.

녹물 샤워를 하다

숙소를 구할때 중요한것이 핫 샤워였다. 그래서 물을 틀어봤는데 아무리 봐도 물색이 약간 노란색이다. 흙탕물색.. 젠장 녹물만 나오는 숙소였다. 샤워기 물을 쎄게 틀어봤는데 진짜 심각할정도로 누런색 물이 나온다.. 멘붕... 내영혼의 여인숙을 읽을때 내가 이런일을 당했다면 겸허히 받아드릴수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실제로 일어나니 그것은 먼나라 이야기였다. 나는 안되나 보다. 고작 녹물인데도 받아드리기 힘들었다. 오늘 땀을 많이 흘렸는데 샤워를 하고 자야하는데, $20 달러나 주고 들어온 숙소인데 진자 황당했다. 차라리 아까 예약한 숙소로 갈걸 그랬다. 바보바보...멘붕이 와서 그랬는지 침대에 멍하니 앉아서 한시간 넘게 핸드폰만 만지작 거렸다. 인터넷도 잘 안되고 끊킨다. 진짜 최악이다..

일단 저녁을 먹고 돌아오기로 했다. 한국인 까페에서 발견한 모모스타라는 집이다. 모모를 시켰다. 뭔가 했더니 만두다. 나는 군만두를 시켰다. 고기가 많이 들어있엇는데 맛있었다. 인도 커리향이 나는 나쁘지 않다 먹을만했다 아직까지는 음식이 입만에 맞지않아 고생한적은 없다. 새로운 음식도 호기심을 가지고 접근할 마음가짐이기 때문에 걱정이 없다.

숙소에 다시 돌아와서 녹물이라도 샤워를 하자고 마음먹었다. 그래도 뜨거운물은 나오니. 좀 전에 생수 두병을 사왔다. 뜨거운 물 샤워를 한뒤 마지막으로 생수로 행구기로 했다. 생수 1리터가 250원정도하는데 이정도면 충분하다. 녹물이 나왔지만 나름 해결방법을 찾아서 해결한것 같아서 뿌듯했다. 샤워를 끝마쳤다. 개운하당.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녹물사진 실제는 더 노랗다

유심 구매

오늘 하루종일 현지 유심가게에 들날거리며 가격만 알아보고 할까말까고민만 하다 나왔다. 좀전에 식사를 하고 아무데나 가서 NCELL유심을 그냥 구매하자고 생각했다. 한가지 깨달은 사실은 나는 맨날 이래 저리 재고 계산하면서 다음에 사자 다음에 사자 하다가 결국 못사고 고생한다는점이다. 이게 내 삶의 문제 패턴중 하나다. 오늘 네팔와서 고생한것들도 많은것을이 이런 이유였다. 그래서 이번에 그냥 유심을 바로 구매해보자. 한가지 걱정되는것이 한국에서 출국할때 유심언락폰인지 확인안하고 온것이었다. 그러면 타지 유심을 사용할 수 없다. 이게 걱정되서 주저주저하다가 지금까지 못산것도 있다. 결국 구매했다. 100루피를 흥정으로 깎았다. 이제보니 나 꽤 흥정 잘하는것 같다. 그리고 유심 동작한다!! 오예. 내 삶의 문제 절반이 사라진 느낌이었다. 네팔 현지 전화번호는 9818066388 이다.

내일 아침 일찍 일어나야하기 때문에 오늘만큼은 많이 자자 이제 취침할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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