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이사 실패였나

            2017년 03월 05일
            휴직 27일째

이번 이사는 실패였나?

집 때문에 아직도 스트레스를 받는 중이다. 장판 바닥의 습기로 인해 집 정리를 제대로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끔 바닥을 들춰볼 때마다 있는 물방울을 볼때마다 까마득하다. 도데체 언제 다 마르는건가..? 그리고 선택장애 때문에 큰방을 채울 공간박스를 선정하지 못했다. 공간박스가 와야 방한켠에 있는 책 박스 8개를 없앨 수 있다. 옆집 개가 짖는 소리때문에 또 스트레스를 받는다. 인기척이 있을때마다 개가 짖고 그때마다 할머니께서 현관문을 열고 꼭 밖으로 나오신다. 그럼 개도 밖으로 나와서 나한테 짖는데 귀가 찢어지는 느낌이다. 나는 괜찮다고 쳐도 나중에 손님이 집에올때마다 저럴텐데 이것때문에 또 스트레스다. 개소리 때문에 현관문에 방음 시공을 했다. 음악실에서나 볼 수 있는 차음제+흡음제처리..

이사를 안했으면 한달동안 편하게 여행 준비하고 벌써 여행을 떠났을거다. 이사 때문에 들어간 비용이며 시간은 또 얼마나 큰가. 이사를 선택해서 날려버린 기회비용이 상당하다. 왜 굳이 이사를 해서 이 고생을 하고 있을까. 장판 습기만 아니었어도 일주일은 벌었을지도 모른다. 집이 이럴줄을 상상도 못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번 이사는 실패인가라는 생각이 끊이지 않는다.

친구들이 어차피 장기 여행 갈껀데 왜 이사를 갔냐고 물어보는데 사실 맞는말인것 같다... 지금와서 이사 괜히 했다는 후회를 하고 있지만, 당시 나도 나름 이유가 있어서 이사를 했다. 이사를 한 이유는 두가지다. 첫째는 환경에 변화주기였다. 맨날 똑같던 환경을 벗어나 적어도 여행준비기간 한달이라도 공기좋은곳에서 살아보고 싶었다. 근데 한달동안 개고생만 함 휴직전에 미리 이사를 마쳤으면 어쩌면 첫번째 목표는 크게 달성 했을지도 모른다. 미루는 습관과 실행력등이 이 지경을 만들었을지도 모른다. 이사짐을 모두 정리하고 그다음 실내 인테리어도 손봐야 하는데 아직 시작도 못한 상태다. 이사를 통해 수원의 고담시티를 탈출하여 한적하고 조용한 곳에서 스트레스 받지 않고 살고 싶었다. 이사온 이곳은 전체적으로 조용하긴 하지만 관계 속에 또 다른 종류의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다. 결국 내가 100% 만족하는 곳은 이세상에 없다는 사실을 점점 깨닫고 있다.

둘째는 에어비앤비다. 여행을 떠나면 살던 집은 오랫동안 빈집이 될 텐데 빈 상태로 방치할 바에 뭐라도 해보자는 생각을 했다. 노동수익이 아닌 다른 경로로도 돈이 벌리는지 실험 해보고 싶었다. (일종의 자본수익?) 이걸로 돈이 벌린다면 내 백수 생활 유일한 수익이 될지도 모른다. 물론 관리비 빼고하면 별로 남는것없는 장사지만. 전에 살던 집은 오피스텔이기 때문에 에어비앤비 호스트가 될 수 없다. 그래서 다가구 주택으로 이사 온 것이다. 아직도 법적 규제가 모호한 에어비앤비를 그나마 합법적으로 이용하는 방법은 도시민박업 등록인데 오피스텔, 원룸은 도시민박업 등록 자체가 불가능하다. 사실 하루라도 빨리 이 집이 도시민박업 등록이 가능한지 조사도 해봐야 하는데 아직 시작도 못했다. 안되면 어쩔까나. 제대로 조사도 안해보고 이사 부터 왔다. 한심.

그래도 내 삶의 문제들을 해결하려고 나름 적극적으로 시도라도 해봤다는 사실에 위안을 삼는다. 뭐 그게 중요한거 아닌가. 실패인지 성공인지는 결국 실험을 해봐야 알 수 있다. 어떻게 하면 좀더 행복해질 수 있을지 내가 생각해본 방법들을 그래도 일부 실천했다. 수원 고담시티 탈출하기, 결국 실험 해봤다. 결과적으로 이곳도 뭐 그렇게 좋은것같지는 않지만 말이다. 사실 휴직 부터가 실험이었으니 나름 용기있는 행동들을 한거다. 기죽지 말기로 한다.

이번 이사가 실패였는지 성공이었는지는 아직 모르겠다. 실패하고 성공한것이 중요한것이 아니라 실험을 시도 했다는것 자체가 중요한것이라 생각한다. 그것만으로 만족하자 그냥.. 정신승리다 진짜. 이사집 정리가 생각보다 진행이 안되서 계획을 바꾸려고 한다. 원래는 집을 모두 셋팅한 상태에서 다음것들을 시작하려고 했는데, 집 꾸미기는 천천히 틈날때마다 하기로 하고 내일 월요일부터 바로 여행 계획에 들어가기로 했다. 너무 늦었다. 사실 이번 1년, 집 꾸미는것 보다, 에어비앤비보다, 중요한것은 여행이다. 더 중요한것을 먼저해야겠다. 내일 부터 도서관에 가서 책도 빌려놓고 바로 여행 계획 준비 시작 하자. 힘내자~~

results matching ""

    No results matching ""